지문 어휘 정리
영어 지문 어휘 정리 — 빈도·난이도·출제 가능성 3축으로 뽑고, 어떤 뜻을 실을지 정하는 법
영어 지문 어휘 정리는 시험 범위 지문에서 학생에게 제시할 단어를 선별해, 각 단어의 품사와 의미, 지문 안에서의 쓰임을 한 장의 자료로 정돈하는 작업입니다. 지문에 나온 단어를 전부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판단하는 일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현장에서 이 작업의 품질 차이는 대부분 두 지점에서 갈립니다. 첫째는 추출 기준입니다. 기준 없이 뽑으면 강사마다, 지문마다 항목 수가 들쭉날쭉해지고 학생은 무엇을 먼저 외워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는 의미 표기입니다. 지문에서 쓰인 뜻만 적을 것인가, 사전의 대표 의미를 적을 것인가에 따라 같은 정리지가 전혀 다른 자료가 됩니다.
이 글에서는 지문 어휘를 뽑는 기준을 빈도·난이도·시험 출제 가능성 3축으로 분해하고, 축을 등급 판정으로 바꾸는 방법, 의미 표기 정책 세 가지의 선택 기준, 정리지 필드 설계, 그리고 정리지를 단어시험지로 회수하는 흐름까지 실무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어휘 정리의 목적을 먼저 정합니다 — 읽기 보조와 시험 대비는 뽑는 단어가 다릅니다
같은 지문을 놓고 두 강사가 만든 어휘 정리지가 전혀 달라지는 이유는 실력 차이가 아니라 목적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읽기 보조를 목적으로 하면 '이 단어를 모르면 문장이 끊긴다'가 기준이 됩니다. 시험 대비를 목적으로 하면 '이 단어가 문항의 재료가 된다'가 기준이 됩니다. 두 기준은 상당 부분 겹치지만 결코 일치하지 않습니다.
겹치지 않는 구간이 문제를 만듭니다. 한 번 나오고 마는 전문 용어나 고유명사는 읽기에는 걸림돌이지만 출제 대상은 아닙니다. 반대로 학생이 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평범한 다의어는 읽기에는 지장이 없지만 어휘 적절성 문항의 단골 재료입니다. 목적을 정하지 않고 뽑으면 두 종류가 섞여, 상한에서 끝났어야 할 정리지가 멈출 곳을 잃고 부풀어 오릅니다. 항목이 늘어난 정리지는 학생에게 우선순위를 알려주지 못합니다.
실무 권장안은 목적별로 두 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벌을 만들되 항목마다 등급을 붙이는 방식입니다. 등급이 붙어 있으면 수업용 인쇄본에서는 전부 보여주되 단어시험으로 넘길 때는 출제 등급만 걸러 낼 수 있고, 보강이나 재시험에서 범위를 좁힐 때도 기준이 이미 서 있습니다. 이 등급을 정하는 척도가 다음에 설명할 3축입니다.
추출 기준 3축 — 빈도·난이도·시험 출제 가능성
지문 어휘 정리의 기준은 세 축으로 분해할 때 가장 다루기 쉬워집니다. 첫째 빈도 축은 이 단어가 시험 범위 안에서 얼마나 반복되는가를 봅니다. 단위가 지문 하나가 아니라 범위 전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 지문에 한 번 나온 단어라도 다른 지문에 파생어로 다시 나온다면 그 단어는 범위 전체를 관통하는 어휘입니다.
둘째 난이도 축은 우리 반 학생 기준으로 미지의 단어인가를 봅니다. 절대적인 급수가 아니라 상대적인 판단이며, 근거는 수업 중에 실제로 나온 신호입니다. 직독직해에서 학생이 멈춘 자리, 질문이 나온 단어, 해석 과제에서 오역이 몰린 지점이 이 축의 자료입니다. 셋째 출제 가능성 축은 이 단어가 문항으로 만들어질 표면을 가졌는가를 봅니다. 다의어, 반의 관계로 대조되는 짝, 고정된 연어, 그리고 지문의 논지를 결정하는 자리에 놓인 단어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세 축의 비중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신처럼 범위가 닫혀 있고 지문이 확정된 경우에는 출제 가능성 축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학생이 그 지문을 이미 여러 번 읽었기 때문에, 남은 변별은 '어느 단어가 어떻게 물어질 것인가'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모의고사 대비처럼 범위가 열려 있는 경우에는 다음에 만날 지문에서도 재사용될 어휘를 남겨야 하므로, 한정된 자리를 다툴 때 빈도와 난이도가 앞자리를 가져갑니다.
세 축을 굳이 나누어 보는 이유는 하나로 합치는 순간 '어려운 단어가 곧 중요한 단어'라는 오래된 착각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난이도만 높은 단어는 정리지에는 싣되 시험에서는 뺍니다. 반대로 난이도는 낮지만 출제 가능성이 높은 단어는 쉬운 단어라도 시험지에 올립니다. 축을 분리해 두면 이 판단이 강사 개인의 감각이 아니라 학원의 규칙이 됩니다.
| 축 | 무엇을 보는가 | 실무 판정 신호 | 이 축이 높을 때의 등급 귀결 |
|---|---|---|---|
| 빈도 | 시험 범위 전체에서의 반복 | 두 지문 이상에 등장 · 같은 범위에 파생어로 재등장 | 등급을 올리지 않음 — 같은 등급 안의 배열 순서와 상한 경합에서만 앞자리 |
| 난이도 | 우리 반 학생 기준 미지 여부 | 직독직해에서 멈춘 자리 · 수업 중 질문이 나온 단어 | B등급 — 정리지에는 수록, 시험에서는 제외 |
| 출제 가능성 | 문항의 재료가 되는 표면 | 다의어 · 반의 대조쌍 · 고정 연어 · 논지 결정어 | A등급 — 쉬운 단어라도 올려 단어시험에 출제 |
3축을 판정으로 바꾸는 법 — 등급과 상한선
점수표를 만들어 합산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세 축을 각각 높음과 낮음 둘로만 보고 세 등급으로 떨어뜨리는 정도면 충분히 작동합니다. 등급이 세 개를 넘어가면 강사들 사이에서 판정이 흔들리고, 흔들리는 기준은 없는 기준과 같습니다.
등급을 가르는 축은 출제 가능성 하나입니다. A등급은 출제 가능성이 높은 단어이며, 이 축 하나만 높아도 A입니다. 범위에서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아도, 학생이 이미 안다고 말하는 쉬운 다의어여도 A로 올립니다. B등급은 출제 가능성은 낮지만 난이도가 높아 이 지문을 읽는 데 걸림돌이 되는 단어로, 정리지에는 싣되 시험에서는 뺍니다. 읽기를 위해 필요한 정보이지 평가 대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C등급은 출제 가능성도 난이도도 낮은 나머지로, 지문 하단 각주 한 줄로 처리하거나 아예 뺍니다.
빈도 축은 등급을 올리는 축이 아니라 순서를 정하는 축입니다. 범위 전체에서 반복되는 단어는 같은 등급 안에서 앞자리에 놓고, 상한에 걸려 누군가를 잘라내야 할 때 마지막까지 남깁니다. 등급을 올리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수록 여부를 가르는 셈이니 축에서 빼서는 안 됩니다. 내신처럼 범위가 닫힌 경우에는 A등급이 이미 좁아 이 경합이 드물게 일어나고, 모의고사 대비처럼 범위가 열린 경우에는 이 경합이 자료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등급과 함께 반드시 정해야 하는 것이 상한선입니다. 상한이 없으면 정리지는 언제나 팽창합니다. 우리는 지문 하나당 전체 항목 열네 개에서 스무 개를 기본값으로 쓰고, 스무 개를 넘기지 않는 것을 상한으로 둡니다. 이 자리를 A등급이 먼저 차지하고, 남는 자리를 읽기 보조용 B등급이 채우는 순서입니다. 상한을 넘겼다면 새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항목 중 하나를 내려야 한다는 규칙을 함께 두면, 정리지가 자동으로 우선순위를 유지합니다. 제외 규칙도 명문화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규칙이 없으면 강사는 '혹시 몰라서' 계속 채워 넣게 되고, 그 부담은 전부 학생의 암기량으로 옮겨 갑니다.
- A등급 — 출제 가능성 높음. 이 축 하나만으로 성립합니다: 정리지 상단 · 단어시험 출제
- B등급 — 출제 가능성 낮음 + 난이도 높음: 정리지에는 수록 · 시험에서는 제외
- C등급 — 출제 가능성도 난이도도 낮음: 지문 각주 한 줄 또는 제외
- 빈도 축 — 등급을 올리지 않고, 같은 등급 안의 배열 순서와 상한 경합에서만 작동합니다
- 제외 원칙 1 — 고유명사와 지명, 인명은 뜻풀이가 필요해도 항목으로 세우지 않습니다
- 제외 원칙 2 — 학생 수준에서 이미 자동화된 기초어는 다의어로 쓰인 경우가 아니면 뺍니다
- 제외 원칙 3 — 한 번 나오고 재등장 가능성이 없는 전문 용어는 난이도가 높아도 B로 올리지 않고 각주로 내립니다
- 상한 초과 시 — 추가가 아니라 교체로 처리합니다
지문에 나온 의미인가, 대표 의미인가 — 표기 정책이 자료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3축으로 단어를 골라냈다면 그다음 판단은 '무슨 뜻을 적을 것인가'입니다. 이 판단이 지문 어휘 정리에서 가장 자주 갈리고, 가장 적게 논의되는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 지문에서 observe가 '준수하다'로 쓰였다면, 정리지에는 '준수하다'만 적을 것인지 '관찰하다'까지 함께 적을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address, issue, hold, capital, overlook처럼 학생이 대표 의미를 이미 알고 있는 단어일수록 이 결정의 영향이 큽니다.
선택지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문맥 의미 단독 표기는 이 지문에서 쓰인 뜻만 적는 방식입니다. 정리지가 짧아지고 지문 이해에 곧바로 연결되지만, 학생이 그 단어를 다른 지문에서 만났을 때 대응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대표 의미 단독 표기는 사전의 주된 뜻만 적는 방식으로, 단어장과 호환되지만 정작 이 지문을 읽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항목이 생깁니다. 셋째 병기는 지문 의미를 앞에, 대표 의미를 뒤에 두는 방식입니다.
판단 기준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두 의미 사이의 거리입니다. 대표 의미에서 문맥 의미가 자연스럽게 추론되는 단어라면 문맥 의미만 적어도 무방하지만, 두 의미가 멀어 별개의 단어처럼 느껴진다면 반드시 병기해야 합니다. 둘째는 학생의 기존 노출입니다. 학생이 대표 의미를 이미 강하게 외우고 있는 단어라면, 그 기억이 오히려 오독을 만들기 때문에 두 의미를 나란히 보여주고 차이를 표시해야 합니다. 셋째는 시험이 어느 쪽을 물을 것인가입니다. 내신에서 그 지문이 그대로 출제된다면 문맥 의미가 평가 대상이고, 대표 의미는 배경 정보입니다.
표기 정책은 채점 기준으로 그대로 이어집니다. 정리지에 병기해 둔 단어는 단어시험에서 어느 쪽 답도 인정할 것인지, 아니면 문맥 의미만 정답으로 볼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정리지와 채점 기준이 어긋나면 학생은 자료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그 순간 정리지는 배포된 종이일 뿐 학습 자료가 아니게 됩니다.
| 표기 정책 | 적합한 상황 | 얻는 것 | 감수해야 하는 것 |
|---|---|---|---|
| 문맥 의미 단독 | 내신 확정 범위 ·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는 경우 | 정리지가 짧고 지문 이해에 직결 | 다른 지문에서의 전이 약함 |
| 대표 의미 단독 | 어휘 자체를 늘리는 도입기 · 단어장 병행 반 | 단어장과 표기 호환 | 이 지문 독해에 안 쓰이는 항목 발생 |
| 병기(지문 의미 우선) | 두 의미가 멀거나 학생이 대표 의미를 강하게 아는 단어 | 오독 지점을 직접 겨냥 | 항목당 분량 증가 · 상한 관리 필요 |
Point표기 원칙 한 줄
병기할 때는 지문 의미를 앞에, 대표 의미를 괄호로 뒤에 둡니다. 순서 자체가 학생에게 우선순위 신호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리지에 적힌 의미와 단어시험 채점의 허용 답안 범위를 반드시 일치시키십시오.
샘플로 보는 출제 가능성 축 — 어휘 문항은 어려운 단어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출제 가능성 축이 난이도 축과 왜 별개인지는 실제 문항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문맥상 낱말의 쓰임을 묻는 유형에서 학생을 흔드는 자리는 대개 생소한 고난도 어휘가 아니라, 학생이 이미 안다고 여기는 단어가 논지의 방향과 반대로 놓인 자리입니다.
아래는 교과서 질감으로 창작한 지문입니다. 밑줄 다섯 곳 중 하나만 문맥과 어긋나 있고, 다섯 자리 전부 학생이 '안다'고 말하는 평범한 단어로만 채웠습니다. 어긋난 자리를 만드는 방식을 보면, 정리지에서 어떤 단어에 어떤 표시를 남겨야 하는지가 역으로 드러납니다.
풀어 본 뒤에는 '이 문항을 맞히려면 정리지에 무엇이 적혀 있어야 했는가'를 되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되짚기가 어휘 정리 기준을 다듬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Point정리지에 남길 표시
다의어는 단독 항목으로 세우지 말고 이 지문에서의 뜻을 앞에, 학생이 이미 아는 대표 의미를 괄호로 뒤에 적습니다. 여기에 방향까지 붙이면 더 강해집니다 — 'overlook 간과하다(내려다보다) ↔ record 기록해 두다'처럼 반대편 단어를 함께 표시해 두면, 같은 지문에서 어휘 문항이 나올 때 학생이 근거를 찾을 자리를 알게 됩니다.
밑줄 친 (a)~(e) 중 문맥상 낱말의 쓰임이 적절하지 않은 것은?
When a city plants trees along its streets, the benefit people notice first is shade. The less visible effect is that leaves release water into the air, which (a) lowers the temperature of the surrounding blocks on a hot afternoon. For a long time planners treated street trees as decoration, and in a difficult year the money set aside for them was the first line a council would cut. Several severe summers have changed that habit. Cities now (b) overlook the age and health of every tree they own, much as they (c) observe the safety rules written for pipes and cables. A tree that dies is (d) replaced within the season instead of standing bare until a resident complains. The reason is a practical one. A shaded street needs less power for cooling, and its pavement lasts longer under the sun. What was once a decorative expense is now (e) counted as ordinary infrastructure.
- ①(a) lowers
- ②(b) overlook
- ③(c) observe
- ④(d) replaced
- ⑤(e) counted
앞 문장이 'Several severe summers have changed that habit'으로 관행이 뒤집혔다고 못 박았고, 바로 뒤 문장은 죽은 나무를 그 계절 안에 교체한다는 관리 행위를 제시합니다. 게다가 (b)가 놓인 문장 자체가 'much as they observe the safety rules written for pipes and cables'로 배관·케이블과 같은 급으로 다룬다는 비교를 달고 있습니다. 따라서 (b)에는 record나 track처럼 '관리 대상으로 삼는다'는 방향의 말이 와야 하는데, overlook은 '간과하다'로 정확히 반대 방향이라 적절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문맥에 맞습니다. (a) lowers는 잎이 수분을 내보내 주변 기온을 낮춘다는 인과에 부합하고, (c) observe는 rules를 목적어로 받아 '준수하다'로 읽히며, (d) replaced는 방치되지 않고 교체된다는 대비를 이루고, (e) counted as는 '~로 간주되다'로 과거의 장식적 지출과 현재의 위상을 대조합니다. 주목할 점은 밑줄 다섯 자리에 고난도 어휘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학생을 흔드는 자리는 두 곳인데 둘 다 평범한 다의어입니다. overlook을 '내려다보다'로만 외운 학생은 (b)의 방향을 읽지 못하고, observe를 '관찰하다'로만 외운 학생은 도시가 규칙을 '관찰한다'는 문장을 어색하게 느껴 (c)를 오답으로 지목합니다. 정리지에 observe를 '관찰하다'로만 적어 두었다면 그 학생은 이 문항 앞에서 아무 무기가 없습니다. 난이도 축과 출제 가능성 축이 별개라는 말은 정확히 이런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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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만 붙여넣으면 같은 유형·같은 설계 원리로 무한 출제됩니다.
어휘 정리지의 필드 설계 — 학생용과 강사용은 열이 다릅니다
정리지의 성능은 결국 어떤 열을 두느냐로 결정됩니다. 표제어와 뜻 두 열만 있는 자료는 단어장을 지문 순서로 다시 정렬한 것에 지나지 않고, 지문 어휘 정리라고 부를 이유가 없습니다. 최소한으로 갖춰야 할 필드는 아래 목록과 같습니다.
학생용과 강사용을 나눌 때 기준은 '숨겨야 유용해지는 열'입니다. 등급과 출제 표시는 강사용에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학생용에 등급이 노출되면 학생은 A등급만 외우고 나머지를 버리는데, 정작 B등급은 지문을 읽기 위해 필요한 항목이라 독해가 무너집니다. 반대로 지문 내 원문 구절은 학생용에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문맥이 없는 뜻은 다시 단어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배열 순서에서는 지문 등장 순서를 기본으로 삼는 것을 권합니다. 등장 순서로 배열하면 학생이 정리지를 훑는 것만으로 지문의 논리 흐름이 한 번 복습되기 때문입니다. 알파벳순은 찾아보기 용도로는 낫지만 문맥이 끊기므로, 복습 회차나 누적 시험 범위처럼 여러 지문을 합칠 때만 쓰는 편이 좋습니다.
조판은 A4 한 장을 넘기지 않는 것을 기준선으로 잡습니다. 두 장이 되는 순간 학생이 들고 다니지 않고, 들고 다니지 않는 자료는 회수되지 않습니다. 항목이 넘치면 조판을 줄일 것이 아니라 앞 단계의 상한선을 다시 적용해야 합니다.
- 표제어 — 품사 표기를 함께. 같은 철자라도 품사가 다르면 별도 항목으로 세웁니다
- 지문 내 의미 — 이 지문에서 쓰인 뜻. 정책상 병기라면 대표 의미를 괄호로 뒤에
- 지문 내 원문 구절 — 해당 단어가 들어간 짧은 구절. 문장 전체가 아니라 구절 단위
- 파생·연어 — 함께 익혀야 이득이 큰 형태만 선별해 한 줄
- 등급·출제 표시 — 강사용 전용 열. 단어시험 출제 대상을 여기서 걸러 냅니다
- 회수 표시 — 오답으로 돌아온 항목을 누적 기록하는 칸
정리에서 단어시험지까지 — 회수되지 않는 정리지는 소비될 뿐입니다
어휘 정리지는 그 자체로 학습이 아니라 학습의 입력입니다. 배포로 끝나면 학생은 수업 시간에 한 번 눈으로 훑고 덮습니다. 정리, 시험, 오답 회수라는 세 박자가 갖춰질 때 비로소 정리지에 들인 시간이 성적으로 돌아옵니다. 3축으로 뽑은 등급이 여기서 다시 쓰입니다. 1차 시험은 A등급만 냅니다. 재시험은 1차 오답 항목에, 문항 수에 걸려 1차에서 빠졌던 A등급을 더해 범위를 짭니다. B등급은 어느 시험에도 올리지 않습니다. 읽기를 위해 필요한 정보이지 평가 대상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범위가 이렇게 미리 정해져 있으면 시험지 제작 부담도 함께 줄어듭니다.
이 흐름에서 가장 흔한 실무 사고는 정리지와 단어시험지가 서로 다른 파일에서 각각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정리지를 수정했는데 시험지에는 반영되지 않아 정리지에 없는 단어가 시험에 나오거나, 병기하기로 한 의미가 시험지 채점 기준에는 빠지는 일이 생깁니다. 학생이 자료의 신뢰를 잃는 지점이 대개 여기입니다. 정리지와 시험지는 같은 어휘 목록에서 파생되어야 하며, 목록이 바뀌면 두 산출물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스모트는 지문을 넣으면 직독직해와 구문 분석, 어휘 정리를 한 흐름에서 만들고, 같은 어휘 목록으로 단어시험지를 뽑아 Word·한글 문서로 조판합니다. 어휘 추출에는 지문 하나당 스무 개 상한이 걸려 있어, 쉬운 단어를 채워 넣어 개수만 늘리는 일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추출과 조판이 자동화되면 원장과 강사에게 남는 일은 판단입니다. 어떤 단어를 A등급으로 올릴지, 어떤 단어에 대표 의미를 병기할지 같은 결정이 자료의 품질을 만드는 부분이고, 그 결정에 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도구를 쓰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문 하나에서 어휘를 몇 개까지 뽑는 것이 적절한가요?
고정된 정답은 없지만 상한을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지문 하나당 전체 항목 열네 개에서 스무 개를 기본값으로 쓰고, 스무 개를 상한으로 둡니다. 그 안에서 단어시험 출제 대상인 A등급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남는 자리를 읽기 보조용 B등급이 채웁니다.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상한을 넘겼을 때 추가가 아니라 교체로 처리하는 규칙입니다. 이 규칙이 없으면 정리지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팽창하고, 팽창한 정리지는 우선순위를 전달하지 못합니다.
지문에 나온 뜻만 실으면 학생이 다른 지문에서 그 단어를 못 읽지 않나요?
그 위험은 실재합니다. 그래서 판단 기준을 두 의미 사이의 거리로 잡으시길 권합니다. 대표 의미에서 문맥 의미가 자연스럽게 추론되는 단어는 문맥 의미만 적어도 전이가 일어나지만, 두 의미가 멀어 학생에게 별개의 단어처럼 느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기해야 합니다. 특히 학생이 대표 의미를 이미 강하게 외우고 있는 단어는 그 기억이 오독의 원인이 되므로, 두 의미를 나란히 두고 이 지문에서는 어느 쪽인지 표시해 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레벨이 섞인 반에서는 난이도 축을 누구 기준으로 잡아야 하나요?
상위권이 아니라 중위권을 기준으로 잡고, 상위권에게는 항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요구 수준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정리지를 쓰되 상위권에게는 원문 구절을 가리고 뜻만 보고 복원하게 하거나, 파생어와 연어까지 함께 묻는 식입니다. 난이도 축의 판정 자료는 감이 아니라 수업 중 신호여야 합니다. 직독직해에서 멈춘 자리와 질문이 나온 단어를 기록해 두면 다음 회차의 기준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쉬운 단어를 단어시험에 내면 학부모가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시험지에 근거를 함께 남기시길 권합니다. 어휘 적절성 문항이 실제로 노리는 자리는 고난도 어휘가 아니라 학생이 안다고 여기는 다의어이고, 그 단어를 시험에 올리는 것은 수준을 낮추는 결정이 아니라 출제 지점을 겨냥하는 결정입니다. 단어시험에서 그 단어를 물을 때 대표 의미가 아니라 이 지문에서의 뜻을 묻고, 오답 선지를 대표 의미 쪽으로 배치하면 문항 자체가 그 근거를 보여 줍니다. 정리지의 등급 열과 원문 구절 열이 그대로 설명 자료가 됩니다.
AI가 뽑아 준 지문 어휘 목록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초안으로는 충분히 쓸 수 있지만 그대로 배포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확인해야 할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다의어의 의미가 이 지문의 문맥으로 잡혔는지, 둘째 우리 반 수준에서 이미 아는 기초어가 섞여 항목이 부풀지 않았는지, 셋째 지문의 논지를 결정하는 단어가 빠지지 않았는지, 넷째 원문 구절 인용이 지문과 정확히 일치하는지입니다. 추출은 자동화하고 판단은 사람이 남기는 분업이 현재로서는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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